님포매니악

rewind 2014. 5. 22. 17:04
- 님포매니악

님포매니악에서 손톱 깎는 얘기를 하던 장면이 좋았다. 남자는 세상에 손톱을 깎는 방향에 따라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뉜다고 보아왔다고 하는데 거기에 여자가 새로운 반론을 제기해주기 때문. 날선 지적도 아니고 그냥 역시나 심드렁하게 조는 나는 편한 대로 깎아요. 왼편을 쉽게 깎고 나면 다른 오른쪽도 그리 어렵지 않잖아요. 뭐 이런 식. 순간 남자는 놀라는데 나는 내 삶에 이런 의문을 던져주는 이들을 만나는게 가장 큰 기쁨이라 여긴다.

그 다음날 바로 볼륨 2를 보았고 엔딩에 소스라치게 놀라 썅욕을 해댔다. 물론 라스 폰 트리에고 이 정도 짖궂음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조크라기엔 그 많은 시간들을 모두 엿 바꿔 먹는 태도여서 사실 화가 났다. 차라리 볼륨 1만 보았더라면 좋은 감흥이었을텐데. 자막이 없으니 온전히 샬롯 갱스부르 언니 음성에 매달려야했고 그녀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듣고 있기에 싫증이 났다. 영화 자체가 매우 루즈하기도 함. 이 영화는 섹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행위 자체에 관음적인 시선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것을 두고 선정적이라고 난리통 피울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 1편에서 조의 섹스 장면과 함께 동물들의 풋티지가 함께 나올 때는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냥 정말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는 기분이었다. 샬롯 갱스부르보다는 스테이시 마틴의 발견이 흥미로웠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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