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 개봉 확정 소식을 접했다. 연말에 (있지도 않은) 아디다스 져지 셋트로 맞춰 입고 빨간 커텐 달은 방에서 누구는 라디오 켜놓고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누구는 담배 태우며 전화하고 누구는 만화영화 보며 아이스크림 통으로 퍼먹고 누구는 와인을 사오고 누구는 바닥에 엎드려 시를 쓰고 누구는 창가 밖으로 구토를 발사하고 누구는 외계인의 침공을 걱정하며 지하실 대피를 준비하고 실은 누구는 종강을 앞두고 밤낮 과제에 매달리고 누구는 그 배우 이름 뭐였지하며 아이엠디비 뒤져보고 누구는 새로 산 아이폰 5가 너무 깨끗한 나머지 적응이 안된다며 화장실 변기에 떨어뜨리고 누구는 유자차를 너무 마신 나머지 입에 파리가 꼬이고 누구는 이 모든 상황에 뾰로퉁해진 나머지 페이스북이나 들여다보고 누구는 집에 보일러를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나 불안해 하고 그런 2012년의 연말을 그려본다. 어서 와라. 이제는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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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혹은 보고 있다.

그들의 표정에서 권태를 읽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력감은 아니었다. 이내 그들은 노래에 맞추어 흥겹게 몸을 들썩였고 그림을 그렸으며 열심히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는 사내들의 마음에 모두 하나같이 외로움이 있다 하였지만 그것뿐이겠느냐.

허영과 욕심도 가득할테다. 그건 나와 다르지 않다.

3시간 중 절반은 영화를 꿈꾸었고 절반은 그들과 같이 취해 있었다.

다시 또 만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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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기회 /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아쉬크 케립 /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불운 / 안제이 뭉크 

민들레 / 카린 타르디외

사이드 바이 사이드 / 크리스토퍼 케닐리

제5계절 / 피터 브로센, 제시카 호프 우드워스

홀리 모터스 / 레오 까락스

닉 / 포 핑 후

옛날 옛적 카불에서 / 모함마드 알리 로우낙, 카렉 아릴, 술탄 하미드 하쉠

잠자는 미녀 / 마르코 벨로치

이매진 / 안드레이 야키모프스키

아넬리 / 안테이 파락

파라다이스:러브 / 울리히 자이델

시저는 죽어야 한다 / 파올로 타비아니, 비토리오 타비아니

5월 이후 / 올리비에 아사야스

메콩호텔 /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치리(흔적) / 가와세 나오미

신원 미상 /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비욘드 더 힐즈 / 크리스티안 문주

물 / 모하메드 바크리, 니르 사아르, 마야 사르파티, 모하메드 푸아드, 아마드 바르고티, 요나 로젠키엘, 요아브 샤비트, 탈 하링, 피니 타브거, 헬리 하르디

모든 뮤지션들은 개자식이다 / 헤레리 사아릭

10/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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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단지 <네 멋대로 해라>를 만들고 있을 때 내가 매우 정확한 어떤 것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릴러 영화나 갱스터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그 영화의 프린트를 보았을 때 나는 내가 만든 영화가 추측하고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스카페이스의 아들>이나 <돌아온 스카페이스>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이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너는 문제가 있어, 친구, 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지켜보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두 번째 영화를 시작했을 때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해, 꿈꾸는 것이 아니야, 라고. 그래서 아마 그 때문에 나는 항상 ㅡ 심지어 영화 속에서도 ㅡ 이것은 영화이다, 꿈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 고다르 X 고다르, 고다르 : 인생과 영화는 차이가 없다 P.56



주문처럼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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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전에 오는 게 뭐지?

- 성

- 아니, 호명하기 전에 말야. 이름 부르기 전에 말이야.

- 나도 몰라.

-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 내가 당신하고 뭐하고 있나



- 그걸 뭐라 하죠? 한쪽엔 죄인이…

- 다른 쪽엔 무고한 이들이

- 전 모릅니다. 아가씨.

- 생각해봐, 바보야

- 전 몰라요, 아가씨

- 모든 걸 잃었을 때 그래도 날은 밝아 오고

- 우린 아직 숨쉬는 것 말야

- "여명"이라고 하죠,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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