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 개봉 확정 소식을 접했다. 연말에 (있지도 않은) 아디다스 져지 셋트로 맞춰 입고 빨간 커텐 달은 방에서 누구는 라디오 켜놓고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누구는 담배 태우며 전화하고 누구는 만화영화 보며 아이스크림 통으로 퍼먹고 누구는 와인을 사오고 누구는 바닥에 엎드려 시를 쓰고 누구는 창가 밖으로 구토를 발사하고 누구는 외계인의 침공을 걱정하며 지하실 대피를 준비하고 실은 누구는 종강을 앞두고 밤낮 과제에 매달리고 누구는 그 배우 이름 뭐였지하며 아이엠디비 뒤져보고 누구는 새로 산 아이폰 5가 너무 깨끗한 나머지 적응이 안된다며 화장실 변기에 떨어뜨리고 누구는 유자차를 너무 마신 나머지 입에 파리가 꼬이고 누구는 이 모든 상황에 뾰로퉁해진 나머지 페이스북이나 들여다보고 누구는 집에 보일러를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나 불안해 하고 그런 2012년의 연말을 그려본다. 어서 와라. 이제는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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