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온 도시를 채우고 구름들은 서둘러 몸을 옮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부딪히고 메아리가 되어 내 주변을 온통 감싸고 있는 듯 했다. 신촌에서 이대로 넘어가는 횡단보도 앞, 구름 떼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불이 다시 한 번 바뀌었을 때 딛고 있던 발을 떼는데 순간 이대로 세상 어느 끝에 이르러 낭떠러지와 같은 곳으로 말려 들어가도, 혹은 내가 산산조각이 나도 전혀 이상할 거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가까운 두려움은 아니었지만 마치 다른 너머로 이미 가 있는, 또 다른 내가 그 짐을 안고 나에게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가장 이상했던 7월 30일 여름밤 아침 7시 14분


동이 틀 때까지 술을 이빠이 마시는 날은 세상이 요동치는 기분이다. 이 날 조르주 들뢰르의 새 소리나는 음악을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 보는데 거짓말처럼 비둘기들이 춤을 추었다. 사진은 그 전 날 오후 종로 낙원상가 옥상으로부터.

'rewi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개의 문, 2011> 그리고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0) 2012.09.07
결혼  (0) 2012.09.03
영화 속 영화  (5) 2012.08.23
2011년 10월 부산  (0) 2012.08.12
중앙 극장  (4) 2012.08.11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