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패턴의 나날에서 벗어나 마침내 휴식을 취하길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패턴은 1980년대에 데릭 저먼과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든 습관이긴 해요. 그래서 큰 조류의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봉 감독과의 만남은 새로운 유형의 영화 만들기 파트너십을 맛보게 해줬어요. 조화롭고 친숙하면서도 전에 몰랐던 영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봉 감독과 다시 일할 기회에 후각을 곤두세울 것이고 전시 아티스트, 큐레이터, 글 쓰는 작가로서 작업도 계속해나갈 겁니다. 어느새 내 마음은 다시 충만해졌고, 새로운 경이를 맞이할 만반의 태세가 됐어요.

2013년 8월 씨네21 인터뷰 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4149

2014년 3월 며칠전 가디언지 기사 :

http://www.theguardian.com/film/2014/mar/08/sxsw-2014-tilda-swinton-derek-jarman?utm_content=buffer3c7c4&utm_medium=social&utm_source=twitterbfi&utm_campaign=buffer

인터뷰를 읽다가 그제 혜민과 만났던 주말 밤의 내 마음이 정확히 저 마지막 문장과 같았음을 기록하고 싶어서 담아둔다! 만반의 태세까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근 1년 가까이 혹은 수 개월만에 다시 찾은 감정이라서 좋은데 요 며칠 밥 먹다 씹힌 호치케스, 눈에 핸드폰이 떨어진다거나 오늘 아침 인대가 끊어졌던 경험으로 몇 년째 고생하고 있는 발목이 또 접지르고야 마는 불운이 함께 동행해서. 이 모든게 얼떨떨하고 묘하고 황당하고 좋기도 하고 화나서 미쳐버릴 것 같다가도 이내 쌔근쌔근해지고 모르겠다.

마지막 문장을 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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